[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15) 시카고 미술관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15) 시카고 미술관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15) 시카고 미술관

세 명의 화가, 3色 매력을 만나다

15시카고미술관
▲ 1 시카고 미술관 외관. 2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1884~1886년) 3 툴루즈 로트렉의 ‘물랭 루즈'(1892)

쇠라, 피카소, 로트렉. 시카고 미술관에 가면 이 세 명의 화가에 주목해 그림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세 화가가 펼쳐 보이는 색다른 매력들을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1. 과학적 원리를 회화의 영역으로

31년이란 짧은 생을 살다 간 조르주 쇠라(1859~1891년). 그의 대표작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본 것만으로도 시카고 미술관 관람은 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파리 센 강 주변에 있는 그랑자트 섬의 모습을 화폭에 담기 위해 쇠라는 습작품만 30점 이상 그렸다고 합니다.

점묘법의 대표적 화가인 그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회화에 적용했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색을 분할해 각각의 물감 그대로 무수한 점을 찍었습니다. 그림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면 마치 물감을 섞어 색을 칠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많은 색의 점들을 인접하게 배치해 서로 혼합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이런 기법을 ‘병치 혼합’이라고 합니다. 가로 3m, 세로 2m가 넘는 실제 크기의 작품을 보니 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 피카소의 또 다른 매력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여러 방향에서 보이는 모습을 한꺼번에 그린 ‘입체파’ 작품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시카고 미술관에서 만난 피카소의 작품 ‘어머니와 아들’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 그림에서 피카소는 엄마와 아기의 교감을 따뜻하고 귀엽게 그려냈어요.

입체주의의 정점을 찍은 피카소가 돌연 고전적인 형태 묘사로 돌아간 시기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부인 올가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던 때이기도 하지요. 그림 속 주인공은 실제 부인과 자녀를 그린 것으로 보여요. 피카소의 입체적인 화풍에만 익숙했던 제게 이번 만남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3. 난쟁이 화가가 그린 세상

세계 곳곳의 뮤지엄을 다녀보니 미술을 보는 눈이 점차 넓어짐을 느낍니다. 시카고 미술관을 관람하다 새로운 인물이 눈에 들어왔어요. 바로 프랑스 화가 툴루즈 로트렉(1864~ 1901년)입니다. 그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하반신에 장애를 갖게 됐어요.

그의 그림 속에는 성장이 멈춰버린 몸, 불행했던 가족사, 귀족 사회에 대한 염증 등이 투영돼 있습니다. 히스테리가 있는 어머니로부터 독립해 몽마르트르에서 자유를 느꼈던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구보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고독했던 로트렉의 인생. 그가 덤덤하게 그린 세상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주소: 111 South Michigan Avenue, Chicago

●입장시간: 금·토·일·월·화·수 10:30~17:00, 목 10:30~20:00

●휴관일: 추수감사절, 1월 1일, 12월 25일

●공식사이트: www.artic.edu/aic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홍선생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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