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10) J.P. 모건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10) J.P. 모건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10) J.P. 모건

사랑하는 아내 떠나보낸 슬픔, 예술품으로 달래

기사입력 2015.06.25 오전 3:01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 J. P. 모건

100여 년 전 어느 날,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영국 런던 등에서 온 예술품 4100여 점이 전시돼 장안의 화제가 됐다. 당시 뉴욕 시민의 마음을 들뜨게 한 이 예술품들은 놀랍게도 한 사람의 소유였는데, 그는 바로 J. P. 모건(John Pierpont Morgan, 1837~1913)이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전경.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전경.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J. P. 모건은 어려서부터 유럽 귀족과 어울리며 좋은 교육을 받았다. 가문 시조인 마일스는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였다. 마일스가 인디언들과 싸워 확보한 땅 덕분에 그의 후손들은 대대손손 지주 가문으로 부유하게 살 수 있었다. J. P. 모건의 할아버지는 보험·호텔·증기선 사업을 했으며, 외할아버지는 목사이자 시인으로 노예 폐지를 강력히 주장한 낭만적 성향의 사람이었다. 두 가문의 특성을 이어받은 J. P. 모건은 아버지 주니어스 모건에게서 철저한 교육을 받았다. 화를 참지 못하는 J. P. 모건에게 주니어스 모건은 “가족이 믿고 의지하며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너다. 너는 가족이 네게 도움을 요청할 때 이를 감당할 만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가인 아버지 밑에서 훈련 받은 J. P. 모건은 예술가를 후원하는 집안의 딸인 아멜리아 스터지스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핵을 심하게 앓던 그녀는 결혼 후 넉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만다. J. P. 모건은 재혼하고서도 아멜리아를 잊지 못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결국 예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게 된다.

한 번은 아버지 주니어스 모건이 아들 J. P. 모건에게 선물하고자, 1876년에 당대 최고 걸작인 게인스버러의 초상화 ‘데번셔 공작부인’을 매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양도가 이루어지기 전에 그림을 도난당하고 만다. 이 그림은 1901년에 다시 세상에 나왔는데, 이때 J. P. 모건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높은 가격으로 그림을 구입해 영국 런던의 저택에 걸어뒀다. 이 저택은 주니어스 모건이 생전에 모았던 예술품이 많이 전시돼 미술관처럼 아름다운 저택으로 유명했다.

J. P. 모건은 1913년 세상을 떠나면서 자녀 가운데 J. P. 모건 2세에게 상당한 미술품을 남겼다. 그리고 모건 2세는 1917년 아버지의 컬렉션 중 7000여 점을 골라 ‘모건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기증했다. 세계적 부호들의 재산은 사회구조적 현상을 잘 활용해 얻은 부산물이다. 모건 가는 집안의 재산을 자기들만의 이익으로 남기지 않고, ‘예술품 기증’ 형태로 사회에 환원했다. 그 덕분에 오늘날 뉴욕 시민은 센트럴파크 옆에 자리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통해 예술을 자유로이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미국 문화 수준을 올리고 싶어한 모건 가문의 바람도 이루어졌다.

●문의: 홍선생미술 1588-0088

www.eduhong.com

[여미옥 홍선생미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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