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9) 하인리히 슐리만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9) 하인리히 슐리만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9) 하인리히 슐리만

 

 

 

불굴의 발굴가, ‘프리아모스의 보물을 찾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푸시킨 미술관은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라는 시구로 유명한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다. 필자가 푸시킨 미술관을 찾았을 때는 이른 시간임에도 관람객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푸시킨 미술관에서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트로이 유적 발굴자로 잘 알려진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이 발굴한 프리아모스의 보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왕관, 귀걸이, 팔찌 등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보물 260여 점은 슐리만 덕분에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슐리만은 독일 소도시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소 역사에 흥미가 많았던 슐리만 부친은 어린 아들에게 폼페이의 화산 폭발과 호메로스가 쓴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려줬다. 슐리만이 여덟 살 되던 해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게오르크 루트비히 예거의어린이를 위한 세계사를 주기도 했다. 슐리만은 책 속에서 불타는 트로이 도시의 삽화를 보고 트로이의 존재를 굳게 믿었으며, 언젠가 자신이 직접 발굴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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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푸시킨 미술관 / 홍선생미술 제공

 

어른이 된 슐리만은 무일푼이었지만, 취업을 한 후에도 어학 공부에 매진하며 꿈을 향해 나아갔다. 그는 끊임없이 소리 내어 읽는 방식으로 영어를 독파하고 나서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쓰는 데 6~6개월밖에 걸리지 않는 놀라운 학습법을 깨닫는다. 그리고 뛰어난 어학 실력을 발판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붙잡았다. 한 상회의 대리인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파견된 것이다.

 

이후 슐리만은 러시아에서 무역업을 시작해 눈부신 성공을 거둔다. 사업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안에도 어릴 적 꿈을 잊지 않았던 그는 드디어 그리스어를 독파한다. 그리고 2년 동안 고대 그리스 문학 작품을 탐독하였는데, 그중에서도일리아드오디세이아는 셀 수 없이 많이 읽었다.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세계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고고학을 독학하고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언어와 문학, 철학도 공부하며 트로이 유적 발굴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1871년 마침내 슐리만은일리아드에 기록된 트로이 전쟁 기록에 대한 영감과 히사를리크 언덕을 소유한 터키의 미국 부영사 프랭크 캘버트의 제안으로, 히사를리크 언덕에서 발굴을 시작한다. 그리고 약 17m 깊이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문명에 속하는 엄청난 프리아모스의 보물을 발견했다.

 

슐리만이 발굴한 프리아모스의 보물은 1881년 독일 베를린에서 전시되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때 구소련이 독일에 승리하면서 보물을 획득해 러시아로 이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6년부터 모스크바 푸시킨 미술관에 전시돼 관람객을 모으고 있다. 슐리만은무모한 도전이라는 주위 말에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 수천년 동안신화라고만 여겨졌던 올림포스의 신과 인물들을 역사로 탈바꿈시켰다. 그의 일화는 우리에게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홍선생미술: 1588-0088 www.eduh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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