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4) 새뮤얼 코톨드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4) 새뮤얼 코톨드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4) 새뮤얼 코톨드

인상파 잠재력 먼저 알아본 수집가

여미옥 홍선생미술 대표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새뮤얼 코톨드

미술관의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 건물을 빙빙 돌며 헤매고 나서 겨우 도착한 런던 코톨드 갤러리. 새뮤얼 코톨드(Samuel Courtauld, 1876~1947)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작품들을 다양하게 전시하는 코톨드 갤러리는 작은 미술관임에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과 버금가도록 인상파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개신교도였던 새뮤얼 코톨드의 선조는 17세기 말 종교적 핍박을 피하기 위해 프랑스로부터 망명한 견직공들이다. 그들은 깊은 종교적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고, 사회적 의무를 부여받았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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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코톨드 갤러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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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

 

 

새뮤얼 코톨드가 섬유 산업으로 부를 축적하는 동안 그의 외가와 친가는 몇 세대에 걸친 미술가를 후원하는 전통을 이어나갔다. 새뮤얼 코톨드의 부모님은 그를 국립미술관에 데려가기도 했지만, 미술이 주는 교육적이고 엄숙한 분위기가 싫어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사진을 좋아했고, 시를 쓰는 활동을 하는 등 예술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지만 처음부터 미술품을 수집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그가 감각적인 터치와 색을 활용한 윌리엄 터너(William Turner, 1775~1851)의 후기 작품을 만난 뒤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새뮤얼 코톨드는 견직공의 후손으로 직물산업을 하고 있었기에 질감과 색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뛰어난 직관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터너의 작품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닐까. 어느 날 우연히 새뮤얼 코톨드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린 파리 인상파 화가 전을 보고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나 그때부터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상파는 지금과 같은 명성이 없었지만, 그는 본인의 직관으로 마음에 드는 그림이 생기면 빌려와 자신의 집 거실에 걸어두고 몇 개월 동안 작품을 감상했다. 그러다 작품과 자신 사이에 진정한 교감이 오간다고 판단되면 그 작품을 구매했다. 이를 보면 그는 미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경험은 없지만, 인상파의 잠재력을 알아본 대단한 수집가였음이 분명하다. 고흐의귀가 잘린 자화상과 마네의폴리 베르제르의 술집‘, ‘쇠라의화장하는 여인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수집한 그는 시대를 꿰뚫는 안목과 이를 뒷받침할 재력이 있었다. 새뮤얼 코톨드는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예술 후원자로서 영국의 국립미술관에 5만 파운드를 기부해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을 위한 기관을 설립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의 기부금으로 내셔널 갤러리는 1924년에 쇠라의 목욕하는 사람들과 고흐의해바라기를 수집했는데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소장품이 되었다. 그는 작품을 구매할 때 아내와 딸에게 의견을 구하곤 했다. “여보, 이 그림 어때?”라며 사랑하는 부인에게 그림을 보여주는 기쁨에 1926년부터 1930년까지 코톨드 컬렉션의 중심이 되는 작품들을 수집하는 열정을 가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생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던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의 죽음으로 작품 구매에 대한 열정도 사그라지고 말았다. 코톨드 갤러리는 1932년에 코톨드 미술연구소의 일부로 개관했으며, 현재 런던 서머셋하우스에 위치해 시대를 앞서 수집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작지만 아름답고 알찬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기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
 ●문의: 1588-0088 www.eduh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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