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31) 미로 미술관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31) 미로 미술관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31) 미로 미술관

그의 작품만큼 미술관도 독특해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 야외 조각정원에 전시된 작품.

화가이자 조각가, 도예가였던 호안 미로(Joan Miro·1893~1983년)를 찾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몬주익 언덕으로 갔습니다. 언덕에 오르니 시야가 확 트이면서 바르셀로나 도심이 보여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미로는 세상을 떠나기 8년 전에 미로 재단을 설립했어요. 자신의 작품을 한곳에 모으고 적절한 전시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미로 미술관의 설계는 그의 친구 조셉 루이스 서트(1902~1983년)가 맡았습니다. 건축에 문외한인 필자가 봐도 야외 조각정원과 어우러진 미로 미술관이 이색적으로 보입니다. 또 내부 전시 구조도 독특했습니다. 미로가 기증한 1만4000여 점의 작품을 비롯해 여러 수집가와 예술가가 헌정한 현대 작품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로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안정된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보석상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가구를 만들었던 외할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어릴 적부터 재주가 뛰어났고 그림뿐 아니라 조각·도자기·그래픽까지 활동 영역이 다양했어요. 미술관 한쪽에 미로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이 있었는데요. 바닷가 모래 위에서 큰 막대기로 끊임없이 선을 그리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미로는 초현실주의 화가,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이나 꿈의 세계를 그리는 화가입니다. 처음 그의 그림을 접하면 어떤 의미인지 헤아릴 수 없어 ‘물음표’가  생기지만 찬찬히 감상하면 어느새 ‘느낌표’가 마음속에 들어와요. 어린 동생이 그린 그림을 본 적 있나요? 우리 눈에는 낙서에 불과할지라도 작품에 제목도 있고 의미도 담겨 있어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다는 구절은 우연히 생긴 게 아닌 것 같아요.

‘나는 이제 바깥으로 뛰어나가고 싶다. 그리하여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라고 화집에 써 넣었던 미로. 어린이의 그림처럼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가로부터 진한 감동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 미로 미술관 외관.

>>미로 미술관(Fundació Joan Miró )

 

주소: Parc de Montjuïc, s/n 08038 Barcelona
입장시간: 화·수·금·토
10:00~19:00, 목 10:00~21:30, 일 10:00~14:30
휴관일: 월요일
공식사이트:
www.fundaciomiro-bcn.org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 · 홍선생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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