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26) 산타 크루즈 박물관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26) 산타 크루즈 박물관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 (26) 산타 크루즈 박물관

중세의 도시에서 ‘엘 그레코’를 만나다

 산타 크루즈 박물관의 모습.
▲ 산타 크루즈 박물관의 모습.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타호강으로 둘러싸인 중세의 도시 ‘톨레도’를 만나게 됩니다. 도시 전체가 13세기 고딕식 성당, 무어풍의 왕궁과 성벽, 유대교회 등 이색 건축물로 이뤄져 있어 마치 중세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도시 중앙에 있는 톨레도 대성당에는 성당임에도 특이하게 고야, 반 다이크 등의 그림이 소장돼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톨레도에 온 이유는 병원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산타 크루즈 박물관을 관람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톨레도 성당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으로 붐볐지만, 산타 크루즈 박물관은 관람하는 사람이 없어서 한적했습니다.

이름도 재미있는 산타 크루즈 박물관은 16세기 초 가난한 사람과 고아를 위해 설립된 병원을 박물관으로 개조를 한 곳입니다. 고고학, 순수예술, 장식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었고 특히 엘 그레코(1541~1614년)의 작품들을 많이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스 출신 화가로 1577년부터 1614년 사망할 때까지 인생의 절반을 스페인 톨레도에서 지냈습니다.

 엘 그레코의 ?베로니카의 수건?(1577년).
▲ 엘 그레코의 ‘베로니카의 수건'(1577년).

엘 그레코는 주로 초상화와 종교화를 그렸는데 이곳에 전시된 ‘베로니카의 수건’은 여러 점을 그렸다고 합니다. 이 작품에는 신비한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베로니카가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오르는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수건으로 닦아 드렸는데 거기에 예수님의 얼굴이 찍혔다고 합니다. 그림 속 베로니카는 두 손으로 성스러운 얼굴이 찍힌 수건을 들고 있습니다.

또 아우렐리아노 데 베르에테 이 모레트(1845~1912년)가 그린 톨레도의 풍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 속 톨레도의 모습을 현재와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료가 되는
작품입니다. 미술도 기록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1905년도에 그려진 톨레도의 모습과 지금의 톨레도의 풍경이 별반 차이가 없어 중세의 도시임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문득 대한민국의 10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품인 ‘금수강산(錦繡江山)’이 그대로 보존돼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좋겠습니다.

 

》산타 크루즈 박물관(Museo de Santa Cruz)
주소: Calle
Ceravantes, 3, Toledo
입장 시간: 10:00~18:30
휴관일: 일요일
오후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홍선생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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