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7) 프릭 컬렉션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7) 프릭 컬렉션

[여미옥의 세계뮤지엄 탐방](7) 프릭 컬렉션

父女가 사모한 예술

소매가 붉은 여우털로 장식된 파란 벨벳 외투를 입은 여성과 하얀 털이 달린 청록색 겉옷을 입은 자매가 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오른쪽 뒤편에는 사람들과 강아지 두 마리가 보이네요. 일상의 모습을 이토록 자연스럽고 행복하게 화폭에 담아낸 이 작품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산책’입니다.

실제 ‘산책’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파리의 공원이지만, 이 작품은 뉴욕의 프릭 컬렉션에 있습니다. 프릭 컬렉션은 대리석을 이용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인데요. 작품의 주인공인 우아한 여성과 귀여운 두 꼬마 아가씨가 프릭 컬렉션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책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니 제법 어울립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산책'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산책’
  프릭 컬렉션 외관
▲ 프릭 컬렉션 외관
  프릭 컬렉션 내부 모습.
▲ 프릭 컬렉션 내부 모습.

이곳 프릭 컬렉션은 아버지와 딸의 예술 사랑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저택입니다. 철강 사업으로 부자가 된 헨리 클레이 프릭이 실제로 살았던 저택이기도 하고요. 그가 40년 이상 모은 그림, 조각뿐만 아니라 고급 가구, 도자기, 양탄자 등이 저택의 방마다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듭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반짝이는 햇살, 분수대가 있는 중앙 정원은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그의 딸 헬렌 클레이 프릭은 아버지의 죽음 후 부친의 뜻을 받들어 프릭 컬렉션에만 온전하게 시간을 할애했어요. 그녀는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모아둔 소장품 외에도 추가로 작품들을 수집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했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하네스 베르메르, 로맨틱한 사랑을 그린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영국의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도 프릭 컬렉션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딸의 대를 이은 예술 사랑이 깃든 프릭 컬렉션은 작지만 알찬 곳입니다. 작은 궁전 같은 이곳에서 헨리 클레이 프릭은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냈습니다. 딸과 함께 산책하는 그의 뒷모습이 마치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따뜻하게 그려집니다.

>> 프릭 컬렉션(The Frick Collection)

주소: 1 East 70th Street, New York
입장시간: 화~토 10:00~18:00, 일 11:00~17:00
휴관일: 월요일
공식사이트: www.f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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