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 (11) – 에우세비 구엘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 (11) – 에우세비 구엘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 (11) – 에우세비 구엘

천재 건축가 ‘가우디’ 후원… 바르셀로나 빛내다

1878년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가우디가 설계한 유리 전시장을 처음 본 구엘은 그의 작업장을 찾아간다. 작업장에서 가우디가 만든 작은 철제 제도판을 본 구엘은 가우디의 열정과 탁월한 능력에 확신을 가졌다. 구엘은 가우디보다 여섯 살 연상의 벽돌 제조업자이자, 무역으로 큰돈을 번 재력가였다. 또한 구엘은 과학도이자 화가인 동시에 연극·시·오페라 등을 후원하는 문화계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된 구엘과 가우디의 관계는 후원자와 예술가 이상이었다. 가우디는 전무후무한 상상력을 뿜어냈고, 구엘은 가우디의 디자인을 현실에 구현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5년 동안 가우디는 구엘 집안의 많은 건축에 참여했으며 구엘 궁전, 콜로니아 구엘 성당의 납골당, 구엘 공원, 가라프의 구엘 포도주 저장고 등을 지었다.

당시 바르셀로나에서는 구엘 가문과 함께 코미야스 가문이 대표적 명문가로 꼽혔다. 구엘은 코미야스 가문의 사위이기도 했는데, 두 가문의 경쟁 구도가 이 시기 바르셀로나 건축 문화 발달의 원동력이 됐다. 구엘은 매형이 지은 화려한 모하 궁전과 경쟁하고자 가우디의 천재적 상상력을 동원해 구엘 궁전을 건축하였다. 구엘 궁전은 원형 돔 지붕에 작은 천공이 뚫려 아래로 투과하는 빛의 마술을 보여준다. 가우디는 훗날 같은 방법으로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 더 큰 원형 돔을 만들었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은 2026년 완공 예정으로 지금도 계속 건축 중이며, 가우디의 예술적 결정체가 다 모인 건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시절 건강이 좋지 못했던 가우디는 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자연을 벗 삼아 자란 경험 덕분에 그는 자연이 녹아들어 간 위대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다.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이 오로지 가우디의 작품을 보고자 바르셀로나를 찾을 정도다. 필자도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의 작품을 보며 영혼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위대한 예술가 가우디와 든든한 후원자 구엘이 있기에 바르셀로나는 더욱 빛나는 도시가 되었다.

홍선생미술: 1588-0088 www.eduhong.com

[여미옥 홍선생미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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